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가격은 오를까? 경제를 전공하지 않은 지인들에게 물어보면 이 둘 간의 관계를 잘 모르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뿐만 아니라 주식에 대해는 빠삭하면서도 채권에 대해서는 기본 원리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오늘은 이에 대하여 확실히 정리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내게 1000만 원의 투자금이 생겨 주식이 아닌 채권에 투자해보기로 했다. 1000만 원의 투자금으로 1년 만기, 연이자율 3%를 주는 채권에 투자했다. 예정대로라면 나는 1년 후에 1000만 원의 원금과 1000만 원의 3%인 30만 원의 이자수익을 얻을 예정이다.
정확히 일주일 뒤 시중 금리가 상승하여, 시중에는 내가 1000만원을 주고 산 똑같은 상품이 연이자율 4%에 거래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부푼 기대감을 가지고 채권의 만기를 채우지 않고 중도에 팔기로 마음먹었다. 지금 팔면 40만 원의 이자수익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자세히 알아보니 나의 채권 가격은 1000만원이 아닌 990만 원으로 떨어져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일까?
우리가 시중에서 거래하는 일반적인 채권은 발행시에 이자율이 정해진다. 즉, 1000만 원의 연이자율 3%의 수치는 변하지 않는다. 여기서의 3%의 이자율은 '액면이자율'인 것이다. 반면 일주일 뒤에 1% 오른 4%의 이자율은 시장금리가 변동한 것에 따라 새롭게 발행될 채권의 액면이자율이 정해진 것이다. 따라서 일주일 뒤에 채권을 매입한 사람들은 40만원의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으므로 30만 원의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 나의 채권보다 가격이 높을 것이다.
은행 예금의 개념을 가져와 비교하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연이자율이 3%인 1년 만기 정기예금에 가입했다고 가정하고 최초 예금액은 1000만원이라고 하자. 내가 1년 뒤에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원금 1000만 원에 예금이자 30만 원이다. 그러나 일주일 뒤에 시장금리가 하락하여 정기예금의 금리가 2%로 하락한다면 이때 예금 상품을 매입한 사람들이 1년 후에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원금 1000만 원에 예금이자 20만 원이 된다. 즉, 시중 금리 하락으로 인해 내가 가지고 있는 예금상품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대출자는 은행에서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리고 싶어하는 것처럼 회사 또한 낮은 금리로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싶어 한다는 원리를 이해한다면 거의 다 이해한 것이다.
즉,
[채권 발행(회사 측에서 자금 조달) = 은행 대출]
[채권 매입(투자) = 은행 예금]이 같은 개념이다.
여기까지 잘 따라왔다면 채권 투자가 은행 예금과 같은 개념이며, 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이 하락한다는 사실은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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