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장 보편적인 투자 수단은 증권과 부동산이다. 여기서 증권은 다시 크게 주식과 채권으로 나뉘는데, 채권은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채권은 그 자체로도 좋은 투자 수단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식 시장을 이해하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된다. 이 같은 목적으로 오늘은 채권의 뜻, 채권과 주식의 차이, 채권의 종류, 채권과 금리(이자율)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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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채권의 개념과 채권과 주식의 차이

 

1-1. 채권의 뜻

 채권이란, 간단히 말해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증권이다. 조금 더 살을 보태자면, 채권은 정부, 공공기관, 특수법인 등과 주식회사의 형태를 갖춘 기업이 거액의 장기 자금을 일시적으로 조달하기 위하여 발행하는 일종의 차용증서이다. 채권은 상환일에 맞춰 1년, 2년 등의 형태로 만기가 정해져 있으며, 사전에 약정된 정기적인 이자를 지급받고, 그와 동시에 만기 시점에 표시된 액면가에 해당하는 금액을 상환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1-2. 채권과 주식의 차이

채권과 주식의 차이는 투자자가 입장 차이다. 만약 어떤 회사의 주식을 산다면 그 회사에 대한 주주(소유자)가 되는 것이고 채권을 산다면 그 회사에 대한 채권자가 되는 것이다. 즉, 주식은 회사의 지분을 소유하는 것이고 채권은 돈을 빌려준 대가로 받는 채무증서의 개념이다. 채권은 돈을 빌려준 대가로 일정 기간 동안의 이자를 지급받고 만기에 빌려준 금액을 돌려받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금융상품으로서의 주식과 채권의 분류

 

 

채권 투자는 일반적으로 규모가 큰 회사들끼리의 거래가 잦다. 거래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이 직접 투자하는 형태는 주식보다는 제한적이다. 그러나 그만큼 시장이 주식보다 크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분야이기 때문에, 공부를 조금만 한다면 오히려 주식 시장보다 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국채와 회사채 실제 모습
채권 실제 모습

 

 

2. 채권의 종류와 수익 구조

 

2-1. 채권의 종류

채권은 보통 발행 주체, 상환 기간, 이자지급 방법, 보증 유무 등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된다. 이 중에서 발행 주체에 따라 분류되는 방식은 우리들에게 그나마 가장 친숙한 형태이다. 발행 주체의 이름을 붙여서 국가가 발행한 채권은 국채이고, 회사가 회사채,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한 채권은 지방채 등의 형식으로 명명된다. 

 

또한 채권은 이자 지급 방식에 따라 여러 형태로 나뉜다. 그중에서도 무이자 할인채(Zero Coupon Bond)는 별도의 이자 없이 발행 시 할인해서 돈을 빌려준다. 즉, 액면가 $100의 채권을 $95에 판매(돈을 $95만 빌려준다)하여 만기 때 $100을 받는 방식이다. 또한 이자 지급 채권 중에서는 액면가에 판매하여 이자를 주고 만기 때 액면가를 돌려준다. 즉, 액면가 $100 채권을 판매(돈을 $100 그대로 빌려준다)하고 연간 이자 $2.5를 받아 만기 때 $102.5를 상환받는 방식이다. 이 외에도 고정금리 채권, 변동금리 채권, 인플레이션 연동 채권, 영구채 등 각종 옵션이 포함된 다양한 채권이 존재한다.  

 

채권의 다양한 분류 사례
출처: 금융감독원

 

2-2. 채권의 투자 수익 구조

채권 투자 수익 구조는 은행 예금과 주식 투자의 수익구조와 비교하여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은행 예금 수익 = 이자 수익

주식 투자 수익 = 배당 수익 + 자본 손익 

채권 투자 수익 = 이자 수익 + 자본 손익

 

여기서의 자본 손익이란, 주식이나 채권의 가격이 등락하면서 변동하는 이익과 손실을 일컫는다. 매 분기 실적에 따라 달라지는 주식 배당과 달리, 채권의 이자 수익은 사전에 정해진 이자율에 따라 만기까지 일정한 이자를 지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성이 높다.  

 

 

3. 채권의 특징과 장점

 

위의 수익 구조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에게 일반적으로 알려진 채권은 리스크와 수익률 면에서 예금과 주식의 중간 위치한 자산이다. 채권 투자 시 채권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만기까지만 들고 있으면 회사가 부도 또는 파산이 나지 않는 한, 액면가를 상환받을 수 있으며 부도나 파산의 경우에도 주식보다도 상환 순위에 있어 우선순위를 차지한다. 따라서 원금 손실을 회피해야 하는 은퇴에 가까운 투자자들에게 필수적인 투자 상품이다. 또한 채권 가격에 큰 변동이 없더라도, 꾸준한 이자 수익 발생해 현금 흐름이 비교적 일정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경기 침체 시기, 특히 금리가 하락할 때에 채권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안전 자산으로도 평가받는다. 경기 침체 시 주가가 하락하는 주식과는 반대의 움직임을 보인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채권에 대해 알고 있는 일반적인 내용인데, 이렇게 보면 채권은 주식보다는 리스크가 낮으면서, 동시에 수익도 조금 더 낮은 재미없는 상품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힌다. 마치 ETF의 성질과 비슷하다. 그런데, 채권이란 금융상품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다이내믹하다. 주식에도 ELS, ETF 등 여러 상품이 있듯이, 채권에도 여러 특성을 가진 상품이 존재한다. 채권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국채, 우량채, 하이일드 채권, 이머징 시장 채권까지는 들어봤을 것이다. 경기 침체 시에, 경기 회복 시에, 주식보다 위험한 채권도 존재한다.  

 

 

 

4. 신용등급별 채권의 특성과 주식과 비교한 채권의 수익률 

 

4-1. 신용등급별 채권의 특성

 

회사채는 신용 등급이 높고 안정성이 보장되는 투자 적격 등급인 우량채와, 신용 등급이 낮고 리스크가 높은 투자 부적격 등급인 하이일드채로 나뉠 수 있다. 투자적격 채권은 신용도가 높은 순서대로 AAA, AA, A, BBB으로 세분화되며, 투자 부적격 채권은 BB 이하의 등급에 해당한다.  

 

여기서 투자 부적격 채권 등급으로 분류되는 하이일드 채권은, 앞서서 언급했듯이 주식보다 다이다믹한 변동성을 지닌다. 하이일드 채권은 보통 다음과 같은 특성은 갖는다. 

 

(1)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이자가 높다.  

(2)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자본 손익(채권 가격)이 높다.  

(3)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수익 변동이 높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당연한 성질이다. 신용이 낮기 때문에 더 많은 이자를 지급을 보장하고 돈을 빌려야 하며, 신용이 낮기 때문에 회사의 재정상태가 좋지 않은 것이므로, 더 많은 자금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더 큰돈을 빌릴 것이다. 따라서 채권 발행 금액과 매매 금액은 높게 형성될 것이며, 이에 따라 변동성도 심해질 것이다. 

 

 

보통 경기 상승 시에는 정부 정책이나 금리 인상 등 대부분의 기조가 회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전보단 회사 상황이 나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이때는 하이일드 채권이 높은 성과를 보여준다. 반대로 경기 침체 시에는 국채, 우량 채권 등 안정성이 높은 채권의 성과가 높게 나타난다.  

 

 

4-2. 주식과 비교한 채권의 수익률 

 

일반 주식과 우량 채권의 수익률 비교
S&P500(빨간색) vs 우량채(파란색) 수익률 비교

 

자료를 보면, S&P 500 지수와 우량채의 수익률은 반비례하는 경향을 보인다. 즉, 위기 시에는 우량채에 투자하는 것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일반 주식과 하이일드 채권의 수익률 비교
S&P500(빨간색) vs 하이일드채(노란색) 수익률 비교

 

다음은 S&P500 지수와 하이일드채를 비교한 결과이다. 하이일드 채권은 전반적으로 주식과 같은 방향의 움직임을 보이며, 주식의 가격이 오를 때, 더 큰 폭으로 증가한다. 반대로 주식 가격이 하락할 때는 더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5. 채권 이자율의 결정 요인

 

그렇다면 채권에 약정된 이자 금액을 결정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가 된다. 보통은 회사채의 이자율 = 무위험 이자율(국채) +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정해진다. 리스크 프리미엄은 특정 회사의 위험이 국채보다 얼마나 더 높은가에 따라 가산되는 이자율이다. 리스크 프리미엄을 결정하는 요인은 다음 세 가지이다. 

 

(1) 신용도: 신용이 높은 주체일수록 저금리로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국채 이자가 가장 낮다.

 

(2) 만기: 만기가 길수록 각종 리스크(인플레이션 리스크, 시중 금리 변동 리스크, 재투자 리스크 등)에 노출되므로 이자가 높아진다. 

 

(3) 경제 상황: 전반적으로 경기가 안 좋지 않으며, 회사들의 부도 위험이 높을수록 이자가 높아진다. 

 

신용 등급에 따라 이자율의 폭 증가 양상
우량채 vs 하이일드채 이자율 비교

2020년을 기준으로, 투자적격 등급에 속하면서 신용등급이 가장 높은 AAA부터 A까지는 이자율이 2%에서 2.5%의 작은 수치를 보여주지만,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내려가면서 이자율은 매우 큰 폭으로 증가한다. BB+ 하이일드 채권의 경우엔 이자율이 무려 5.5%나 된다. 

 

 

 

6. 시중 금리와 시중 금리 결정 요인

 

시중 금리란, 채권이 매매되면서 채권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시중 금리 변동에 따라 채권 가격이 그 반대로 변동한다. 왜 채권 가격과 금리가 반대로 움직일까?  

 

(설명의 편의를 위해 복리, 재투자의 효과는 무시한다)

 

$100의 가격에 매년 4%의 이자 $4를 주는 애플이 채권을 발행했다고 가정해보자. 만약 시중 금리가 1% 상승할 경우, 새로 발행되는 채권은 5%의 이자 $5를 주게 된다. 그러나 앞서 4%의 이자를 주는 것으로 발행된 채권은 발행 시에 고정된 값이기 때문에 5%짜리 채권이 시중에 나오면, 그 값어치가 떨어진다. 따라서 4%짜리 채권은 구매 수요가 사라져 가격이 $100보다 낮아진다. 이것이 바로 금리가 상승하면 이미 발행된 채권의 가격은 하락하고,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은 상승하는 원리이다.  

 

이에 하나 더 고려해야 할 점은 만기이다. 1년의 만기를 가진 채권의 경우, 새로 발행되는 만기 1년짜리 액면가 $100, 이자 5%의 채권에 투자하여 1년 후에 받을 금액은 $105(원금 $100 + 이자 $5)가 된다. 반면 기존에 발행되어 만기가 1년 남은 4%의 채권에 투자하면 1년 후에 받을 돈은 $104이기 때문에 기존의 채권을 $100가 아닌 $99에 살 수 있어야, 두 채권이 동일한 가치를 갖는다. 금리 1% 상승에 채권 가격은 -1% 하락하는 것이다. 

 

2년 만기를 가진 채권의 경우엔, 새로 발행되는 2년짜리 $100, 이자율 5%의 채권에 투자할 경우 2년 후에 받을 돈은 $110(원금 $100 + 1년 이자 $5 + 2년 이자 $5)이다. 기존에 발행되어 만기가 2년 남은 4% 채권에 투자하면 2년 후 받을 돈은 $108이다. 즉, 기존의 채권은 약 $98에 팔려야 이자율 5%의 채권과 가치가 동등해진다. 이때는 금리 1% 상승에 채권 가격은 -2% 하락한다. 

 

이처럼 금리 1% 상승에 대한 채권 가격의 변화는 만기와 비례하며, 이를 듀레이션(Duration)이라고 한다. 이렇듯 듀레이션은 금리에 대한 채권 가격의 민감도로 이해할 수 있다. 만기가 길수록 듀레이션이 크다는 것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 1% 상승에 따른 채권 가격의 변동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시중 금리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다음과 같다. 

 

(1) 중앙은행이 정하는 기준 금리

(2) 인플레이션 및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3) 돈에 대한 수요(대출, 투자)와 공급(유동성) 

 

 

지금까지 채권의 기본 개념부터 시작하여, 채권의 종류, 채권과 주식의 관계, 채권 수익률, 채권과 이자율의 관계 등을 면밀히 살펴봤다. 지금까지의 내용이 방대하고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고 할 지라도 다시 한번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 포스팅에서는 채권 투자의 리스크와,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채권 투자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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